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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맨땅에 양조장-01] 오래된 시작 86년 2월, 대학 입시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이 있는 날이다. 시간 맞춰 학교에 도착했고, 정문 앞에는 온갖 고등학교 동문회에서 요란한 피켓을 들고 응원을 나와 있었다. 설마 했지만 우리 학교 푯말도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찾아가 인사를 했다. 선배들이 건네준 따끈한 커피 한 잔이 그리도 고마울 수가. “면접 끝나면 지하철 역 앞에 중국집 있거든, 그리로 와. 신입생 환영회가 있으니 말이지.” 처음으로 술에 취했던 날이다. 아무 생각없이 주는 대로, 권하는 대로 받아 마셨던 나는 인사불성이 되어 선배에게 업혀 겨우 집에 올 수 있었다. 그리고는 술꾼이 되었다. 술꾼이라고는 해도 몸이 받쳐주질 않으니 많이 마실 수는 없었다. 술보다는 모여서 떠들고 이야기 듣는 것이 좋았다. 대학 시절에는 암울했던 현실에.. 더보기
대한민국 주세법 상 청주는 일본술이다? 조선의 니혼슈(朝鮮の日本酒), 일본판 위키백과사전의 항목명이다. 우선 개요를 살펴보자. 朝鮮の日本酒(ちょうせんのにほんしゅ)では、朝鮮半島における日本酒および清酒について述べる。日本国外では最古となる19世紀末に始まった朝鮮半島での日本酒生産は21世紀まで途切れることなく続き、日本から輸出も行われている。 번역해 보면 이렇다. 조선의 니혼슈에서는, 조선반도와 니혼슈 즉 청주에 관해 기술한다. 19세기 말 조선반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니혼슈는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21세기까지 생산이 지속되고 있으며, 일본에서의 수출도 이루어지고 있다. 본문을 살펴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니혼슈는 대한민국에서는 주세법 상의 13종류 술 가운데 [청주]에 해당하며, (日本酒は大韓民国では税法上の13種類の酒区分の中で「清酒」(청주, .. 더보기
사라진 희석식 소주의 비밀 '희석식 소주'라는 단어는 적어도 4-50대에게는 그다지 낯선 단어가 아니다. 거의 매일 마시던 초록병 소주 라벨에 늘 적혀 있는 글귀였으니까. 그래서 뭔지는 몰라도 물을 탄 술이라는 건 알고 있었고, 조금 지나서 독한 주정에 물을 타서 희석시킨 소주라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주정은 90% 이상의 순수한 에탄올이다. 처음에는 쌀로 만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구마, 타피오카 등 저렴한 전분질을 발효시켜 만들어 낸다. 재료가 무엇이 되었건 간에 ‘순수’한 에탄올이니만큼 원재료의 향이나 맛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여기에 물을 탄다고 해서 없던 맛이 생길 리 만무하다. 결국 소주의 맛은 여러 가지 첨가물로 만들어 낸 맛이다. '우리 소주는 아스파탐 대신 스테비오사이드를 첨가해서 맛이 깔끔합니다.'라고 광고를 할.. 더보기